비뚤어진 시선 by saltyJiN

1. 서울에서 지하철을 탔다. 문에 서울메트로 광고(라고 해야하나...)가 붙어있었다.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오늘도 야근으로부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탄 아무개씨, 하지만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납니다 (대강 이런 내용). 다른
하나는 20년째 첫차로 시장에 일하러 나가는 어떤 할머니. 뒤는 잊어버렸네요. 여튼 시민과 지하철을 어떻게 연결시켜 '행복'을 이끌어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근'이 당연시 되는 사회, 이제는 연금받아 생활해도 될 할머니를 그 연세가 되어도 꼭두새벽부터 시장으로
내모는 이 사회는 정말 행복한가요? 감동하라고 적어 놓은 사연인 것 같은데 그저 씁쓸하더군요.



2. 오늘 동네에 볼일이 있어 오후에 집을 나서 큰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려 하니 교통요원 같은 분이 막더군요. 뭔가 했더니 민방위훈련.
아직도 이런게 있었구나 -_- 자세히 보니 차들도 다 멈춰있고 사람들도 횡단보도 앞에서 마냥 서있네요. 15분이란 시간동안 움직일 수
없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기도 했지만 더욱 신경을 건드린건 사거리 중심에 서 계시던 자원봉사자(?) 할아버님. 교통정리봉과
호루라기를 물고 살짝 삐딱하게 서서는 무슨 벼슬하듯이 호령하시더군요. 개중엔 무시하고 달려가는 오토바이가 한두대, 배째라 횡단하는
할머님과 아저씨도 있었는데 이분들은 보고도 침묵. 건물에서 나오려는 아주머니와 자전거 타고 지나가던 학생은 호루라기로 불러 세우며
"민방위 몰라요? 민방위?!!"

제 선입관이기도 하지만 모습과 어투가 극우세력...

그나저나 학생땐 이런거 하면 10여분 날로 먹어서 좋아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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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오 2009/10/17 07:43 # 답글

    참 웃기지도 않는 일들이,, 그리고 사람들이 뭐가 잘못되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들이 참 많이 벌어지죠 ㅋ
  • saltyJiN 2009/10/17 09:31 #

    눈물 쥐어짜기->감동, 행복. -_-;
    여기 있었어도 삐딱하긴 했지만 간만에 들어오니 문제점들이 더 삐딱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 RedBang 2009/10/22 06:11 # 답글

    민방위는 필요한 거니까 뭐 어쩔수 없죠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휴전중인 전시국가니까요). 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이 연금없이 일해야 하는건 좀 안타깝지만 현실이라서 거시기 하네요. 야근 하는 아빠가 가족들 생각하며 힘내는건 눈물이....

    친구가 삼X 중공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데 구미에서 살았답니다. 그런데 하도 야근을 시키는 터라 집에오면 그냥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바로 출근. 이런게 1년이 계속되자 아예 아내가 서울로 올라가버렷습니다. 그래서 주말부부가 됬는데 아내 얼굴 보는 시간은 별로 달라진게 없다 하는군요. 차라리 좀 떨어져 있으니 애틋하고 더 좋다 하더라이다.

    뭐, 돈을 많이 버니까 상쇄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또래중에서 자영업자 제외하고 가장 많이 법니다), 나중에 애 생기면어떻게 할지 고민하더군요. 실제로 친구 직장동료들의 아기들은 아빠 얼굴을 몰라보는 경우도 있다 합니다.
  • saltyJiN 2009/10/24 14:29 #

    아빠얼굴을 몰라보다...

    가족을 위해 일하는게 정말 가족을 위해서인지 모르겠군요. 대한민국의 가장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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