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방언 외국어 한국어 by saltyJiN

이글루스에서 이집저집 돌아다니다 보면 새삼스레 일본어란 얼마나 희소성이 떨어지는 외국어인가 생각하게 된다.
정식 교육을 받았든, 어째저째 하다보니 자연스레 늘었든, 한집건너 한집은 일본어나 일본 문화에 빠삭하다.
이쯤되면 일본이 외국인지 충청북도, 전라남도 같은 하나의 '도'인지 헷갈리기만 하다. 이글루스 사용자 중에는
경상도 방언을 구사할 줄 아는 사람보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많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부산에 놀러
갔을 때, 구수한 경상도말이 오고가는데 그 사이에 표준어가 끼어들면 왠지 흐름이 끊기는 기분이 들어서, 또 나름
친근함의 표시라고 토박이 친구 앞에서 경상도 어투를 사용했었는데 조금 있으니 어설프고 웃기다고 솔직히 말해주더라.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될 걸 괜히 나대다가...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만 하다. 

그러니까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고, 일본어를 배우게 된 데에는 후회가 없지만 이글루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힘들게(?) 배웠는데 너도 나도 다 하니까 왠지 조금 우울해질 때가 있다는 이야기. 누군가는 내 블로그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일본식 통신체나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건 싫다. 뭐 좋고 편한게 있으면 그것 좀  
가져다 쓰면 어떠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꼽다. 아는 사람은 보면 아... 일본어의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이렇게
썼나보구나 하지만 모르는 입장에서 보면 조금 뜬금없는 표현일 수도 있기에.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대체 가능한
한국어는 없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말은 이래놓고 내 글들도 뒤져보면 몇개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나 덧붙이자면 외국어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국어도 잘한다. 어정쩡한 사람들일수록 글에서 외국 냄새가 난다고 해야 할까.
그렇기에 난 누가 어떤 외국어에 능통하다 해도 국어가 개차반이면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내가 인정을 하든 말든 현실에선
그들이 내 위에 있지만. 그런데 사실 나도 한국말 잘 못한다. 비단 한국말 뿐만이 아니라 언어 불문하고 논리 정연한 사고력이
부족하기에 말도 두서없고 표현, 어휘력도 부족한 편이다. 화술도 많이 부족하고. 이 길지도 않은 글을 쓰는데 30분도 더 걸렸다.

덧글

  • 섹시미롹양 2008/11/10 11:43 # 답글

    경상도애들... 서울사람이 좀 경상도 사투리 쓰면 귀엽게 봐줄수도 있겠는데
    꼭 비꼬면서 얘기를 하더군요..;
    그나저나... 일본어도 그렇지만... 영어도 참 그런 생각 많이 들어요
    영어는 뭐... 아무리 해도 원어민 처럼 하는 사람이 널리고 널렸으니.. 할맛이 영 안나요.
  • saltyJiN 2008/11/10 14:09 #

    장난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ㅎㅅㅎ
    뭐 반대로 경상도 친구가 서울말하면 너무 재밌습니다.

    영어는... 많은것 바라지 않고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말이나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것도 작은 목표는 아니지만요. ㅠ_ㅜ
  • 섹시미롹양 2008/11/10 15:00 # 답글

    지금 그냥 캐나다 가 계시는 거에요?

    흠... 대학교라도 다니시면 좀 나을텐데
    그치만 랭귀지 스쿨은 추천 안해드려요 외국인 끼리 모여있으면 무슨 영어가 늘겠습니까 ㅎㅎ

    동네 술집에 매일 출입하심이(....야..)
  • saltyJiN 2008/11/10 15:24 #

    정서맞고 하면 술집이 젤 좋긴 하지요. 사람들이 가장 솔직해지는 공간이니까요.
    일본에선 술집에서 많은 걸 배웠었는데... 이쪽은 분위기도 적응이 안돼고 술값에 세금에 팁하면...
    동네가 주거지역이라 마땅한 술집이 없기도 하구요.

    그냥 와서 그냥 있다가 최근에 뭘 시작하긴 했답니다. 다만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몰라서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기엔 조금 그렇지만요.
  • beloveul 2008/11/10 15:29 # 답글

    그 곧바로 지적해 준 사람은 혹시 나?.... ?
  • saltyJiN 2008/11/10 16:00 #

    넌 부산 아니잖아.
  • 별이 2008/11/10 15:29 # 답글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이네요!!
    저는 일어도 뒤늦게 배우고 싶어서 이 나이(?)되서야 배우고 있는데
    요즘 어린 학생들도 그렇고 일어, 일본에 빠삭한 사람이 정말 많네요
    전 여기있으면서도 오히려 다른이의 블로그에서 일본을 구경하는 느낌이에요

    영어는 아무리 말에 섞여봐야 단어정도나 섞이지만 일어는 문법까지 비슷해버리니 여기저기 더 나와버리는것 같아요
    외국어란 놈이 하면 할 수록 어렵질 않나, 오늘 알다가도 내일 모르는것 같고 거기다 국어까지 잘 모르겠으니..
    정말 패닉입니다 T.T

    아무튼 힘내세요!! 저도 힘낼께요 ^*^ (갑자기 계몽적..)

  • saltyJiN 2008/11/10 16:25 #

    일어를 하는 입장에서도 이런데 일본과 연이 없는 분들이 보시면 과연 어떨런지...
    무엇보다 비슷하다는게 제일 문제(?)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튀어 나오기 쉬우니까요. 게다가 모국어의 기반이 부실하면 부실할수록. ㅜ_ㅠ
  • 딸기뿡이 2008/11/10 17:22 # 삭제 답글

    아, 희소성으로치면 원주민어를 배워야 한다는 -_- 그나저나... 외국어 정말 잘 하시는 분들은 국어 잘한다는 데 저도 한 표...
    ㅠ_ㅠ
  • saltyJiN 2008/11/11 15:10 #

    물론 2세 제외하고 환경이 그래서 어쩌다보니 익혔다거나 말고 본인의 의지로 공부 하신 분들의 경우지만요.
    하나 덧붙이자면 유학생끼리 영어쓰는거 들으면 막 때려주고 싶어요. 2세면 또 모르겠는데 머리에 피 다 말라서 유학 간 애들이 방학때 한국나와서 지들끼리 영어쓴다거나...
    올초에 공항 면세점에서 매장의 조명때문에 더웠는지 "so hot in here~" 이러는 애들을 봤는데 순간 주먹이 불끈... 발음이나 꼬락지 봐선 현지에서 난 애들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에요.
  • 목도리 2008/11/11 13:09 # 답글

    아아- 저도 되도록 일본어 안쓰려고 하는데; 글쓸때는 더. 과연 제 글엔 얼만큼의 일본어투가 묻어있는걸까 조금 무섭습니다;;
  • saltyJiN 2008/11/11 15:16 #

    안쓰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만으로 어디에요. 이글루스 보면 "그냥 일본 블로그 차리지?" 싶은 분들도 종종...
    일본어 표현의 직역은 둘째치고 일어 범벅인 글을 그대로 '밸리'에 보내는건 어쩌자는건지 이해가 안가요.
    개인의 자유이긴 하지만요...
  • hopotato 2008/11/23 05:41 # 삭제 답글

    인터넷에선 정말 일본어투가 만연하는것 같아요.. 친구들이 재밋는 말투라고 생각해서 쓰는 문장구조라거나
    나님 이라거나.. 그리고 그런것에 익숙해져가는 저도 무섭구요..ㅠㅠ
  • saltyJiN 2008/11/23 08:17 #

    알면서 쓰는 것도 문제지만 모르고 쓰는 것도 무섭군요.
    '나님'은 처음봐서 뭔가... 했어요. 그런 것도 쓰는군요.

    잔재 일본어 청산이다 뭐다 하지만 이젠 '단어'의 수준을 넘어 문법이나 표현 형식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오고 있으니...
    국어 사랑까지는 안가더라도 적어도 뭐가 국어고 뭐가 잘못된 표현이지 확실하게나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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