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ge Alert, 298 Dundas Street West by saltyJiN

본래는 방문한 시간 순으로 차근차근 올리려 했었는데 오늘 기분좋은 곳을 발견, 이 들뜬 마음을 잊기전에
얼른 글로 남긴다. 더불어 이곳이 기존의 정보없이 우연히 찾아간 제1호점이다.
 
본래는 왼쪽에서 건너와 오른쪽에 자동차 있는 부근까지 걸어갔었다. 살짝 내부를 봤지만 사람도 없어보였고
딱히 들어갈 생각도 없었다. orange alert이라는 이름도 맛있는 커피집의 이름처럼 보이진 않았기에.
그런데 페인팅에 이상하게 눈이 간다. 오렌지색이 너무 튀지도 않고 차분한 맛이 있는게.
 
잠시 머뭇거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내부는 그냥 평범~한 커피집이었다. 언뜻 체인 커피집의 분위기이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소품이라든지
 화분등을 두어 조금 앤틱한 분위기를 내려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공간은 그리 좁지 않았는데 지금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오른편으로도 조금 공간이 있어 사람 꽉 차면 제법 시끌시끌 할 것 같았다. 방문시는 손님이 거의
없어 냉장고 소리가 유난히 신경을 건드렸다.

그리고 이집에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저 안에계시는 아저씨. 사실 처음에 좀 걱정했다. 내 앞에 손님 계산할 때,
뒤에 메뉴보드를 쳐다보다가 1초, 2초, 결국 손님이 알려주고 만드시는 모습도 좋게말하면 정성스럽게,
나쁘게 말하면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이었기에 내심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케익과 쿠키도 제법 많았는데 저것들 기한내에 제대로 순환 되는걸까? 재고처리라든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좀 신경쓰이기도 했고 뭔가 이거저거 잡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가게 내부도 군데군데 제대로 일손이 돌지않는 인상을 주었다.
방문시 아저씨 혼자 계셨는데 전 손님이 먹고간 그릇과 컵이라든지,
가게 전면이 유리라 볕이 잘 드는 탓에 소품이나 테이블에 먼지라든지,
과자 부스러기등이 유난히 눈에 잘 띄였다.

이런저런 걱정들을 하는 사이에 커피는 완성됐다. 그리고 별 기대없이 잔을 입으로 옮겼는데...





배신당했다!

거품이 예술이야 ㅠ_ㅜ
 굉장히 부드럽고 풍부하다. b espresso의 거품이 타피오카라면, 이건 머쉬멜로라고 해야할까.
맛도 부드럽지만 끝에 살짝 쌉쌀함이 남는, 개성넘치는 모카치노는 아니지만
어디 흠잡자니 특별히 걸리지 않는 그런 모습. 섹시한 아가씨보다는 도도한 숙녀?
재즈에서 변주도 좋고 개인기도 좋지만 역시 스탠더드만한 게 없다는 건 이런걸까?

예상치도 못한 한잔을 마시고 처음부터 신경이 쓰였던 아저씨에게 잔을 갖다드리며 말을 걸었다.
사실 한국분인지 일본분인지 확신이 없어 일단 한국어로 "한국분이세요?" 하고 여쭈었더니
그렇다 하신다. 그리고 "맛이 어떠셨어요?" 하고 부드럽게 물으신다. 거품이 너무 맛있었다고, 잘먹었다고
말씀드리고 몇가지 여쭈어본 결과, 일은 일년쯤 됐고 오너라 하신다. (가게를 인수한 것 처럼 보인다)
이분 말씀하시는게 너무 멋지시다. 한국어도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구나 하는걸 간만에 느꼈다.
손님에게 커피 내준뒤에 꼭 프림이랑 설탕 저쪽에 있다고 말씀해주시고, 영업시간 알아보려 구글에서
찾아봤는데 (결국 영업시간은 못찾았지만) 2건의 후기에 모두 직원이 친절하다고 적혀있다.
인터넷 후기에 따르면,
여기서 다루는 커피는 공정거래, 100% 유기농 커피이고 차도 있으며 여름에는 레모네이드가 맛있다고 한다.
값은 싸지 않지만 (모카치노 보통 $3.50 전후인데 여긴 세금포함 $5를 살짝 넘겼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중앙에 보이는게 남쪽으로 CN타워, 오른쪽의 보라색 다리와 거대한 지붕이 AGO의 일부분


처음엔 쓸데없이 공간이 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AGO(Art Gallery of Ontario) 바로 대각선에 있었다.
또 인터넷에서 건진 정보에 의하면 (2008년 4월 작성) AGO공사 이전에는 가게가 제법 바빴는데 리뉴얼 공사 들어가고 나서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많이 끊겼다고. 공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고있다.
그래서 그랬구나. 아저씨와의 대화 마지막에 혹시 알바 구하시냐고 살짝 여쭈어봤더니 지금은 아닌데
조만간 구하게 될 거 같다고 하신 말씀이 AGO의 리뉴얼과 관계있는게 아니었던가 싶다.



Orange Alert
298 Dundas St. W., Toronto

덧글

  • 지니 2008/06/21 13:37 # 답글

    아,,토요일 주말인데 이런 카페에서 모카한잔 하면서 아무생각없이 앉아있고 싶네요. 어쩜 커피에 대해 그렇게 맛깔나게 글을 쓰시는지요 잘 읽고 가요~
  • saltyJiN 2008/06/21 14:14 #

    전 해변에서 빈땅한병 하면서 아무생각없이 앉아있고 싶어요. ㅎㅎ
    과분한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 딸기뿡이 2008/06/22 03:34 # 삭제 답글

    아아....... 거품이 예술입니다!!! 저도 먹어보고 싶어요. 이런 집 발견할 때마다 올려주셔야 해요.. 저는 글로나마 맛깔스럽게 먹을래요! 이히히~
  • saltyJiN 2008/06/22 05:54 #

    거품도 맛도 사진으로 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참 맛있었어요. 제 글로 드시면 본래 맛 버립니다. ^^;
    단점이라면 유기농이라 그런건지 가격이 좀 쎄서 자주가기는 망설여지네요.
    이삼주에 한번정도 가서 충전해주면 좋을 듯. 사장님껜 조금 서운한 얘기겠지만요.
  • 2008/06/22 16:5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altyJiN 2008/06/23 03:38 #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는...
  • mandooyang 2008/07/06 13:33 # 삭제 답글

    토론토 포스팅 구경하다가 아는 동네가 나와서 참견해봅니다.
    오캐드 건너편이군요. AGO옆의 공중부양한 지우개 같은 저 건물은(;) OCAD라는 캐나다에서 제일 오래된 미대입니다. 맥컬 거리에 자리잡고 있고, 부근에 재미있는 가게가 많으니 한번 구경가세요.

    저 커피샵 자리는 벌써 제가 아는 것만 다섯번은-,.- 주인이 바꼈어요. 이번엔 좀 오래 갔으면 좋겠는데요.:) 커피가 그렇게 맛나다니.
    세컨컵이다가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다가 스시집같은거기도 했고;; (그리고 매번 한국 사람이 주인이었다능;;)

    저 건너편의 빌리지 이디엇 펍도 굉장히 오래된, 맥주가 의외로 맛있는 펍이랍니다. 한번 가보세요.

    재미난 포스팅이 많네요:) 종종 놀러올게요.
  • saltyJiN 2008/07/06 13:52 #

    AGO의 일부인줄 알았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빌리지 이디엇은 유명하다는 얘기 들었는데 아직 가보진 못했네요.
    그나저나 그 옆에 있으면서도 저렇게 업종과 주인이 바뀌다니... 뭔가 문제가 있기는 있나보네요. 어쩐지 네번째 사진보면 아저씨 옆에 부엌? 들어가는 경계에 쳐진 천이
    일본분위기난다 했더니 일식집의 잔재...인것 같기도 한 느낌이 드는군요. 재미라니 감사합니다 ㅠ_ㅜ
    아직 토론토 생활이 길지 않아서요. 보시면서 부디 참견 많이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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